chaeny denken1

미국에 온지도 벌써 이주가 되었다. 처음에는 신기했던 풍경들도 이제는 뭔가 일상이 되어간다.

 

사실 여기에 온 이유는 놀기 위해서였다. 영어를 쓰면서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 그치만 이주가 지난 지금, 과제들에 허덕이고 있다. 매주 있는 homework제출, 매주 2번씩 있는 lab제출, 매주 2번씩 있는 discussion, 그리고 대망의 project 4번. 과제가 워낙에 많아서 대충 하고 넘어갈 법도 한데,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서인지 다들 정말 열심이다. 기본 과제에 플러스 알파로 study group과 extra 과제들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

나의 주 목적은 놀기여서 공부하는게 억울하긴 하지만 여기 친구들을 보면서 배우는게 정말 많다.

 

나는 중학교 때에 외국에서 학교를 다녀 본 경험이 있다. 뉴질랜드 Te Aroha College를 다녔었는데, 그때는 그냥 그저그랬다. 물론 날씨도 환경도 생활도 한국보다 좋았지만 평생 있고 싶지는 않은 그런 ..? 뭐 그 때는 내가 지금보다 소심해서 였을수도 있고, 겁이 많아서 였을수도 있고, 내 나이에 맞는 학년보다 2학년 위로 들어가서 주변 친구들이 다들 나보다 성숙해서 였을수도 있고. 아무튼 다들 친절하게 대해주기는 했지만 그 이상으로 가깝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얘는 언젠가는 다시 돌아갈 얘 이런느낌 ?

아무튼 뭐 나쁘지 않게 나의 첫 외국생활은 끝났다. 배운것도 많고 경험한 것도 많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배웠던 영어로 지금 계속 영어를 쓰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한가지 크게 배운건, 외국에 나가서 살지 않겠다는 것이였다. 일부러 영어를 많이 사용하려고 한국인들이 많이 가지 않는 시골로 갔었는데, 그러다보니 대부분이 백인이였다. 거기 사이에서 동양인 여자가 낀다는거 ? 쉽지 않다. 어느정도 선이 있다. 그래서 내가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는 한국에 계속 살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에 와서도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같이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기회들이 그닥 반갑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외국생활도 해 보았고, 엄마아빠랑 해외여행도 자주 나가서 외국에 대한 동경 ? 같은게 아예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경험들을 할 바에 차라리 조기졸업을 하는게 낫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계속 살고싶으니 학점에 신경썼고, 취업을 하기 위해서 해야한다는 다양한 활동들에 신경을 썼다. 그렇게 일년을 보내니까 쉬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수를 하고 들어와서 안그래도 늦었다는 생각에 아무것도 하지않고 그냥 쉬는데에 휴학을 쓰기는 약간 부담이 되었다. 사실 그래서 선택한게 UC berkeley summer session과 교환학생이였다.

다행히도 학점을 괜찮게 받았어서 toefl점수만 어느정도 되면 가고 싶은 국가를 갈 수 있었다.

UC berkeley는 그냥 미국에 가보고 싶어서 신청했다. 학점, 어학성적, 봉사활동, 다양한 경험들 뭐 이런걸 봤었는데 학점은 뭐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고, 어학성적은 수능끝나고 영어를 잊어버리기 전에 친 토익성적으로, 봉사활동은 학생회와 리더십그룹 활동을 한 걸 쓰고 경험에는 국제관 행정인턴 한걸 잘 풀어서 썼다. 한창 토플 공부를 하던 1월 말에 발표가 났는데, 합격자 발표 난 다음에는 정말 토플이 하기 싫었다. 외국에서 대학교에 한번쯤은 다녀 볼 만 하지만 일년 넘게 다니는 것은 시간이 아까울 것 같아 학기 중 교환학생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참 고민이 많았어서. 

1월 한달동안 매일 강남해커스로 토플학원을 다니고, 1월과 2월 _ 약 두달에 걸쳐 3번의 토플시험을 봤었는데 2번째 봤던 토플이 100점으로 점수가 가장 잘 나와서 이 성적으로 2019-2, 2020-1 교환학생을 지원했다. 또 다행히 통계학과와 컴퓨터과학과가 있으면서, 유럽여행 다니기 좋은 위치에 있는 독일에 있는 학교인 TU Dortmund에 파견될 수 있었다. 일년 파견으로 신청을 한 이유는 반학기 파견 -> 일년파견은 자비로 밖에 안되어서 일년파견을 해놓고 마음에 안들면 반학기로 돌리기 위해서였다. 합격자 발표가 난 다음에도 기분은 좋았지만 한학기 가는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가지 말까 싶기도 했다. ( 이 얘기는 나중에 독일가서 또 주저리주저리 할 때 하고 ,, )

 

아무튼 berkeley는 학교의 지원을 받아서 오게 되었다.

지금까지 지내면서 든 생각은 berkeley에 오기를 정말 잘했고 dortmund 교환학생도 일년을 채워서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커진 것이다.

 

한국과는 다르게 ( 한국에서도 이런 친구들이 있긴 하겠지만 ) 애초에 자신이 정말 공부하고싶은 과목을 수강하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여러가지 플랜들을 세운 후 그에 맞는 수업을 듣는 친구들이 대다수인 berkeley.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서 힘들었다. 나는 그냥 과제만 제때 제출하고 무난하게 시험봐서 무난한 성적을 받고 싶은데 주변에서 다들 정말 열심이니까. 그게 또 학점 때문이 아닌 자발적인 열심이니까. ( 왜냐하면 학점 때문이라면 추가적인 study group을 하거나 TA나 IA를 만나서 새로운 문제를 달라고 하거나 교재의 extra문제들을 다 풀 리가 없다. 이건 점수로 안들어가는거니까. 오히려 학점 때문이라면 족보를 더 보겠지. )

 

그리고 또 하나 느낀건 나는 정말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것이다. 아직 연합동아리를 안해봐서 그럴수도 있지만 나름 2학기 때부터 컴퓨터과학을 복수전공하고 컴퓨터과학쪽 중앙동아리 SOLUX의 일원으로 세미나도 듣고 프로젝트도 해서 컴퓨터과학을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였다.

심지어 berkeley에서 듣는 수업 중 하나가 UC Berkeley Division of Computer science에서 기초적인 강의라서 python으로 코드를 짜는 강의인데 여기에서 내주는 project는 거의 밤을 새가면서 하고 있다. 진짜 억울해서라도 berkeley에서 했던 코드들을 github에 올릴까 한다. 나중에 써먹을 날이오겠지 ㅜ

그런데 진짜 두번째 수업때에 함수에 대해서 배웠으며, 네번째 수업부터는 한국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environmental diagram에 대해 배웠다. 또 숙대는 소웨이가 1학년 1학기 과목이라 python을 쉽게 배워서 배우지 않았던 lambda expression도 네번째 수업때 배웠다. 나는 그나마 기본적인 python은 다룰 수 있어서 다행이지 처음부터 이 수업을 들었으면 정말 자괴감에 빠졌을 것 같다. 그치만 나도 네번째 수업부터는 새롭게 배우는 내용들이 많아서 요즘 매일 복습중이다 ㅎ 정말이지 하루하루 배우는게 너무 달라지고 다양해서 새롭다 ㅎ

 

엄마가 여기에 있는 동안은 진정한 berkeley 학생으로 살아보라고 해서 ( ㅋㅋㅋ ) 우선 뭔가 동기부여가 필요할 것 같아서 내가 진정으로 하고싶은게 뭔지 찾아보았다. 한국에서 같이 온 언니들을 달달 볶으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듣고 내가 맞는게 뭔지 더 고민해봤다. 여기에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싶은게 어느정도 확실해 진 것 같다.

 

아무튼 앞으로는 무엇을 하던 불평불만하지않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해야지 !

결론이 이상한 것 같지만 주저리주저리 끝이다 ◡̈